유럽에서 담은 것들, [숨고르다]에서 나눕니다

가끔 휴대폰의 사진 앨범을 오래 들여다볼 때가 있습니다.

유럽에 온 뒤 20년의 시간이 그 안에 차곡차곡 쌓여 있기 때문입니다. 모두 나의 유럽 이야기들이고 내가 걸어온 길입니다.

사진 한 장을 보다가 잊고 있던 장소가 떠오르기도 하고, 예전에 듣던 음악을 다시 찾아 듣다가 문득 그 시절의 공기와 마음을 만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기억은 참 사소한 것에서 다시 시작되기도 합니다.

유럽의 장소 한 곳, 풍경 한 장, 작품 한 점, 와인 한 병.

그 안에는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시간과 이야기가 남아 있기도 합니다.

낯선 대지에 처음 발을 디디며 느꼈던 설렘도, 오래 머물며 조금씩 쌓인 익숙함도 있습니다.

좋은 추억으로 남은 순간도 있으며, 쓸쓸함과 서운함으로 남은 날도 있습니다.

어떤 기억은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다시 꺼내볼 수 있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는 가끔 그렇게 지나온 시간을 꺼내보려 합니다.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와 오래 머물렀던 풍경, 마음에 남은 미술관과 작품,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와이너리와 와인 한 병까지.

그리고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그때의 나도 함께.

오래된 사진 한 장을 다시 꺼내보듯, 그렇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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